전에 공부할 때 우리를 맡았던 지선생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지금도 귀전에 새롭다. 그때 선생님은 늘 “글을 배우고 재간을 닦아두면 언젠가는 꼭 사회가 알아줄것이며 쓸데가 있을것입니다” 아주 알아듣기 쉽지만 의미심장한 이 말을 그때는 미처 깊이 깨닫지 못하였으며 더우기 피부로는 느껴보지 못하였다.
헌데 시간이 흘러 지천명의 나이에 이를때에야 피부로 실감할줄이야. 금년 여름 한국에 연수갔던차 한국생활을 피부로 체험하고싶은 생각으로 일하게 되였는데 내 힘에 알맞는 일이 주방설거지일것 같아 주방설거지일을 하게 되였다. 그날 내가 일하러 간곳은 용산역근처에 있는 드레곤 힐스파 일품면옥집에서 운영하는 치킨집이였다. 드레곤 힐스파는 1층부터 5층까지 모두 목용탕과 찜질방, 야외수영장, 놀이방으로 구성되였는데 일품면옥은 3층에 자리하고있었으며 치킨집은 5층에 자리하고있었다. 일품면옥에서는 한식을 위주로 한다면 일명 하늘정원이라고 이름한 치킨집에서는 닭고기튀김과 돼지고기구이인 바비큐를 하였었다. 하늘정원이라 이름한 5층의 치킨집은 밖에 나무를 심고 정자를 만들어놓아서 앉아 휴식하기에는 안성맞춤하였다. 그러니 드레곤 힐스파를 찾은 손님들은 목욕하거나 수영하고나서는 5층의 하늘정원으로 올라와서 휴식하면서 치킨이나 바비큐를 시켜 맥주를 마시면서 휴식의 한때를 보내군 하였다.
아직 손님이 들이닥치기전이라 주방설거지로 간 내가 좀 한가하게 보내게 되자 실장님은 나에게 칼로 바비큐로 나갈 돼지고기를 손질하는 방법을 배워주면서 그렇게 하라고 하는것이였다. 실장님이 하는것을 눈여겨보고 그대로 따라 하게 되였는데 칼이 말그대로 도끼등같아서 돼지살코기도 잘 베여지지 않았다.
“실장님, 칼이 너무 무디네요. 숫돌이 없나요” 무딘 칼을 들고 내가 실장님을 보면서 물었다.
“왜요? 아저씨 칼갈줄 아나요?”실장님은 이외라는듯 나를 뚫어지라 바라보면서 조금은 투박스럽게 물어보는것이였다.
“한번 갈아보지요” 내가 자신있게 말하자 사장님은 한쪽켠에서 숫돌을 찾아 나의 앞에 내밀면서 역시 짧지만 굵게 말하였다.
“자요. 갈줄알면 한번 갈아봐요”
실은 쟁기를 가는 일은 나로놓고 말하면 자신있는 일이였다. 전에 농촌에 있을 때 낫, 칼, 가위, 도끼는 물론 대패, 톱까지 나절로 갈아서 썼으니 칼을 가는것쯤은 말그대로 식은죽먹기였다. 나는 실장님이 내준 숫돌을 받아들고 칼을 갈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실장님은 여기저기서 다섯자루나 되는 칼을 찾아서는 나의 앞에 갖다놓는것이였다. 나는 아무말없이 한자루한자루 정성들여 갈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식경이 지나 다섯자루의 칼을 몽땅 가니 실장님이 다가와 그중 한자루를 쥐고 칼날을 손톱에 대여보고는 다시 돼지고기를 손질해보는것이였다.
“아저씨, 칼가는 재간있네요” 실장님은 얼굴에 만족한 웃음을 띄우고 나를 바라보면서 너무도 뜻밖이라는 표정을 짓는것이였다.
“다른건 몰라도 쟁기를 가는데는 자신이 있습니다” 원체 쟁기를 가는 일은 손에 익게 해본 일이라 나는 실장님의 칭찬에 한수 더 올려붙이기까지 하였다.
그러고나니 자연 그제날 지선생님이 하시던 말씀이 귀가에 쟁쟁히 울리는것 같았다. 그날 하루는 비록 힘들었지만 기분은 종잡을수 없게 흥분되여 있었다. 쟁기를 가는 재간은 뭐 자랑할만한 재간은 아니지만 농촌에 있을 때 배워둔 재간을 써먹게 되였는데 그것도 멀리 한국에 와서 써먹게 될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였다.
우리는 글을 배우거나 재간을 익힐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것이 그것이 사회의 어느 분야에서 수요하는것이며 또 능히 써먹을수 있을가 하는것이다. 물론 그런것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지만 배워둔 학문이나 익혀둔 재간을 잠시는 써먹지 못한다해도 속을 썩이거나 애를 끓이지 말아야 한다. 또 속을 썩이거나 애를 끓인다해서 곧 써먹게 되는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그 배워둔 학문이나 익혀둔 재간은 써먹게 될것이라는 굳은 신심을 가지고 더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둔다면 말그대로 갈고 닦아둔다면 어느날인가 정말 크게 쓰일데가 나타날것임은 의심치 않아도 될것이다.
쟁기를 날이 서슬푸르게 갈았는데 그 쟁기를 쓸 일이 없어 한켠에 고이 보관해둔다해서 그 서슬푸르게 간것이 무디여지는것은 아닐것이다. 비록 겉보기에는 녹이 쓸어 보면 눈에 차지 않겠지만 그 쟁기를 쓸 일이 있어 쓰게 된다면 처음은 녹때문에 좀은 지장이 되겠지만 금방 그 서슬푸름을 자랑하게 될것이며 그 쟁기로서 할 일을 시원스럽게 마칠수 있게 할것이다.
학문과 재간은 갈고 닦는다면 언젠가는 쓸데가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가져보았다.
2012년11월7일 립동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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